본 작가는 전라남도 고흥 태생입니다. 2005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여년간 13회의 개인전(뮌헨,서울,광주등)과 300여 차례의 그룹전에 참여 하였다.
현재 전라남도 담양에 작업실을 두고 국내외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어린 시절 부친은 내게 이름을 붓으로 가르쳐 주셨다. 그 후 스무살이 되면서 운암 조용민 선생님께 본격적으로 전통 서예를 사사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나는 간단해도 허술하지 않고 빈틈이 보이지 않는 서예 조형의 우수함을 익히게 되었다. 또한 서예는 자연에서 시작되었고 고도의 정신을 모으는 예술로 사람의 감정을 펼치고 마음을 그려 내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은 기초에 있다라는 믿음으로 충실하게 오랫동안 법첩을 임서하며 양질의 획을 기억하는 것을 배웠다.
천자문은 물론 사서삼경과 불교와 관련된 서적들은 내게 오랫동안 마음을 밝히는 빛이 되었다. 내게 한자와 서예는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는 통로와 세계관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었다.
그리고 집 밖에 배움을 만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베이징과 상하이, 뮌헨에서 약 2년간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 작가로 거주했었다. 중국의 이곳저곳과 유럽의 여러 나라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하는 것은 내게 또 다른 배움의 현장이었다. 그곳에서의 문화예술 생태를 마주하게 되며 오감을 활짝 열고 다녔던 기억들은 나의 예술적 시선을 키우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30대 초반 대학에 들어가 서예를 전공 하게 되었고 문인화도 배우게 되었다. 30대 중반엔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게 되면서 수묵의 매력에 더욱 깊게 빠져들게 되었다. 그 후 20여년 동안 수묵문화의 변화를 관통하는 시선으로 새로운 수묵을 위해 노력하며 한길을 걸어 왔다. 그리고 현재 서예의 필묵을 직접적으로 활용한 작업뿐만 아니라 개념서예까지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한지의 물성(한지의 뭉침, 먹의 번짐등)을 활용해 붓이 아닌 다른 방법과 다른 접근으로 수묵 표현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수묵의 미의식을 담아내고자 하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수묵은 나에게 空(공)이다.
왜냐하면 어디에도 없는 수묵을 찾기 위한 길을 떠나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묵은 無我(무아)에 이르게 해 주는 대상이다.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이다.